[디파이 은행 4대 천왕] 2편 컴파운드(Compound), ft. DeFi and the Future of Finance)
투자자의 시선으로 본, DeFi 이야기 (2-2) 심화학습편
2. Compound: 화려했던 ‘DeFi 여름’의 주인공
DeFi 여름의 첫번째 비밀: 승수효과
Compound는 블록체인 세상의 암호자산 담보대출전문 은행이다.
다양한 토큰을 예치해 이자를 받고, 예치된 담보를 바탕으로 다양한 토큰을 대출한다.
토큰 종류마다 금리가 다르며, 모두 변동금리다.
1편에서도 언급했지만 신원 확인이 힘든 블록체인 세상에서 신용만 믿고 대출은 힘들다.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대출받을 돈 이상의 담보(overcollateralized)를 넣어야 한다.
담보가 부족해지면 MakerDAO와 비슷한 방법으로 강제청산된다.
담보비율은 토큰에 따라 다르며, 담보팩터(collateral factor)로 계산한다.
담보팩터는 0~90 사이로 결정되며, 은행의 지급준비율과 반대되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값이 90이면 담보의 90%까지 대출가능하고 10%는 준비금으로 보유해야 한다.
은행이 대출할 때 지급준비율 10%만큼 제외하고 나머지 금액을 대출해 주는 것과 같다.
[Q&A] 은행의 지급준비율과 승수효과(Multiplier effect)란 무엇인가?
예금이 100달러가 있고 지급준비율이 10%이면 시중에 풀릴 수 있는 돈은 얼마일까?
1) 은행은 100달러의 10%인 지급준비금을 제외한 90달러는 A씨에게 대출 가능하다.
2) A씨가 대출받은 90달러를 은행에 예금한다.
3) 은행은 다시 90달러의 10%만 제외하고 81달러를 B씨에게 대출해 줄 수 있다.
4) B씨가 대출받은 81달러를 은행에 예금한다.
이런 식으로 무한히 반복하면, 100달러의 예금으로 총 900달러의 대출이 가능하다.
그러므로 시장에 유통되는 돈은 예금한 돈보다 훨씬 커진다.
이를 승수효과라 한다.
담보팩터로 인한 승수효과가 뜨거웠던 ‘DeFi 여름’의 첫번째 비밀이다.
1편에서 소개한 MakerDAO는 승수효과가 없어 담보금액보다 대출금액이 작다.
그 결과 과담보대출을 받으면 담보로 묶인 돈이 많아 시중에 풀린 돈은 줄어든다.
그러나 Compound는 승수효과로 실제 예치된 토큰보다 많은 토큰이 유통될 수 있다.
DeFi 여름의 두번째 비밀: COMP토큰
승수효과를 통해 한 사람이 예금과 대출을 반복할 수 있지만 보통 돈을 벌 수는 없다.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높으니 대출받은 돈으로 다시 예금을 반복하면 손해다.
그런데 대출받은 돈을 다시 예금했을 때 주는 각종보상이 대출이자보다 크다면?
실제 이런 일이 2020년 여름에 발생했고, 그 유명한 DeFi 여름(DeFi summer)의 시기다.
2020년 6월부터 암호자산을 예치(예금)하거나 대출을 받으면 COMP토큰을 받았다.
COMP는 MakerDAO의 MKR과 같은 Compound 생태계의 주식 역할을 하는 토큰이다.
비유하자면 신한은행에 예금하거나 대출을 받을 때마다 신한은행의 주식을 준 셈이다.
Compound에 암호자산을 예치하면 예치이자도 받고 COMP토큰도 받는다.
예치한 담보를 바탕으로 대출하면 대출이자는 내지만 COMP토큰을 받는다.
대출한 암호자산을 다시 예치하고 받는 토큰과 예치이자가 대출이자보다 높다면,
다시 대출받고 COMP토큰 받고 다시 예치하고를 반복할 수 있다.
이 것을 반복해 이자와 토큰을 받는 것이 이자 농사(yield farming)다.
DeFi의 원조 MakerDAO도 COMP토큰의 성공을 보고 MKR토큰을 도입했다.
다음 편에 다룰 AAVE는 처음부터 같은 이름의 거버넌스 토큰과 함께 출시된다.
이자 농사에 가려진 Compound의 혁신, c토큰(cToken)
현실세상에서 이자의 최소단위는 하루다.
하루단위로 이자가 복리로 쌓인다.
블록체인(이더리움) 세상에서 이자의 최소단위는 한 블록(대략 15초)이다.
블록단위로 이자가 복리(compound effect)로 쌓인다.
Compound라는 이름은 복리이자 보상이 자동으로 포함된 c토큰을 염두에 둔 듯 하다.
사용자들은 암호자산을 예치함과 동시에 c토큰을 받는다.
c토큰은 해당 암호자산의 총 예치자산 중 개인 지분을 증명하는 증서 역할도 한다.
c토큰을 반환하면 예치했던 암호자산 뿐만 아니라 발생한 이자도 같이 가져갈 수 있다.
토큰만 가지고 있으면 이자보상까지 가져갈 수 있는 구조를 짠 것은 혁신이다.
이자혜택을 토큰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다른 암호자산처럼 거래할 수 있다.
다른 서비스와도 원활하게(seamlessly) 결합해 머니레고의 진면목을 발휘할 수 있다.
홈페이지의 상품 설명 이해되시는 분?
혁신이고 뭐고 다 좋은데, DeFi 서비스들의 공통점이 있다.
막상 DeFi 홈페이지에 가서 설명을 보면 낯선 그림과 용어 때문에 이해가 잘 안된다.
이해가 안되니 서비스 이용이 쉽지 않다.
구구절절한 프로토콜의 구조가 궁금하신 분들은 백서를 참고하길 권하며,
가장 기본적인 상품소개 페이지라도 이해하실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이번 단락의 목표다.
아래 3개 그림은 모두 홈페이지에 있는 ETH 예치와 대출상품소개 페이지다.
상품소개 1: 이자율 정보
1) Net Rate:
(1) 예치: COMP토큰 보상률과 예치이자율의 합, 보상받는 이자율이며 0.15%다.
(2) 대출: COMP토큰 보상률과 대출이자율의 차. 지불하는 이자율이며 -0.49%다.
대출의 경우 순이자율(net rate)이 마이너스값일 때가 있다.
대출이자 내는 것(2.65%)보다 COMP토큰 받는 것의 가치(3.15%)가 더 클때 발생한다.
2) Supply APY(녹색선): 예치이자율(연율화)이며, 0.06%다.
3) Borrow APY(보라색선): 대출이자율(연율화)이며, 2.65%다.
4) Distribution APY: COMP토큰 보상률(연율화)이며 예치시 0.09%, 대출시 3.15%다.
사용자 유치를 위한 한시적 인센티브로 2024년 6월까지 지급한다.
5) Total Supply(회색바): 예치된 금액합계이며 3,398.64 백만달러다.
6) Total Borrow(회색바): 대출된 금액합계이며 101.13 백만달러다.
상품소개 2 : 이자율 모델 구조
기초학습편에서 배운 본딩 커브 내용이 드디어 나온다.
본딩 커브를 통해 공급 순서대로 알고리즘에 의해 가격이 결정된다.
여기서의 가격은 이자율이다.
사실 돈의 가격이 이자율이기도 하다.
알고리즘의 특성상 대출이 증가할 때는 먼저 대출하면 더 싸게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대출이 감소할 때는 먼저 대출을 상환하면 더 싼 가격에 다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DeFi에 자금이 밀물처럼 무섭게 들어오고, 썰물처럼 급하게 빠져나가는 이유다.
위 그림에서 가로축은 이용률(utilization)이고 세로축은 이자율이다.
이용률은 대출가능한 금액(예치금액 - 대출된 금액 - 준비금) 중 대출된 금액의 비중이다.
경제학의 기본 원리처럼 대출수요가 증가함에 가격(이자율)은 높아진다.
1) 이용률(검은색선): 2.98%다. 대출 여력에 비해 수요가 많지 않다.
2) 대출이자율(보라색선): 2.66%이며, 본딩 커브는 선형(linear)이다.
이용률 증가(수요 증가)에 따라 대출이자율(가격)도 선형으로 증가한다.
3) 예치이자율(녹색선): 0.06%이며, 본딩 커브는 강한선형(superlinear)이다.
이용률 증가(수요 증가)에 따라 예치이자율(가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다만 이용률 0%인 시작점이 낮고, 당연하지만 예치이자율이 대출이자율보다 클 수 없다.
상품소개 3 : 예치와 대출시장 정보
1) Price: 현재 ETH가격은 3,148.08달러다.
2) Market Liquidity: Compound 계약에 예치된 ETH에서 이미 대출된 ETH를 뺀 수량. 즉, 현재 대출가능한 ETH는 1,048,143 ETH이다.
3) # of Suppliers: ETH를 예치한 사람이 총 72,693명이다.
4) # of Borrowers:ETH를 대출한 사람이 총 1,422명이다.
5) ETH Borrow Cap: 대출가능한 ETH의 한도는 없다.
6) Interest Paid/Day: 매일 지불되는 이자가 7,356.14달러다.
7) Reserves: 대출 부실화에 대비한 준비금이 674.57ETH있다.
8) Reserve Factor: 총 대출금액 대비 준비금의 비중이 20%다.
9) Collateral Factor: 담보가치 대비 82%까지 대출 가능하다.
10) cETH Minted: ETH를 예치하고 받은 증서인 cETH토큰 수량이 총 53.813,804개다.
11) Exchange Rate: 1ETH는 49.84634591807745 cETH와 교환된다.
위 내용이 곧 설명이다.
특별히 더 드릴 말씀은 없다.
최근 소식이 없다는 것이 최근 소식
2020년 12월 크로스체인을 위한 독자적인 메인넷 Compound Chain 구축을 선언한다.
크로스체인이 되면 이더리움 뿐만 아니라 다른 체인의 자산도 담보로 활용할 수 있다.
이 계획에 따라 2021년 3월, Gateway라는 크로스체인 플랫폼의 프로토타입을 발표한다.
다만, 그 뒤로 특별한 소식이 없다.
Gateway소식 뿐만 아니라 공식블로그(미디엄)에 작년 6월 이후 올라온 글이 아예 없다.
사실 Compound는 DeFi 여름이후 이렇다할 존재감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최근 침체된 분위기의 프로토콜이라 마무리가 다소 우울하다.
그러나 DeFi 역사의 한 획을 그은 프로토콜에 대한 공부는 분명히 필요하다.
여전히 예치된 자산규모도 수조원 이상의 중요한 DeFi다.
우울한 글은 얼른 마무리 짓고, 다음 AAVE 글에서 분위기를 반전시켜보자.
https://www.blockmedia.co.kr/archives/220361 전일 COMP보상 축소 이야기로 토큰공급 인플레 우려 완화되면서 급등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