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파이 은행 4대 천왕] 1편 메이커다오(MakerDAO), ft. DeFi and the Future of Finance
투자자의 시선으로 본, DeFi 이야기 (2-1) 심화학습편
DeFi가 해결한 문제들을 정리한 5장 내용은 기존 내용과 중복이 많아 생략합니다.
DeFi and the Future Finance책 4장까지의 내용을 다룬 기초학습편은 일단락 짓습니다.
6장부터는 개별 DeFi 내용 중심의 심화학습편으로 따로 편성합니다.
기초학습편과 달리 책의 내용은 주제와 순서 정도만 참고했습니다.
VI. DeFi 심화학습(DeFi DEEP DIVE)
DeFi는 기능에 따라 크게 4가지 분류가 있다.
대출/신용(lending/credit facilities)
거래소(DEXes)
파생상품(derivatives)
.토큰화(tokenization)
심화학습 1편은 첫번째 분류인 대출/신용 DeFi다.
기능상 DeFi 세상에서 은행 역할을 한다.
책에서 다룬 MakerDAO, Compound, AAVE는 물론, 화제의 Anchor도 포함했다.
사실 예치되어 있는 자산 규모(total value locked, TVL) 상위 4개 DeFi 은행이기도 하다.
대출/신용(CREDIT/LENDING)
복잡한 개별 DeFI분석에 앞서 각 DeFi를 은행에 비유해 한줄로 소개한다.
MakerDAO: 자타공인 DeFi 조상님, 코인담보 현금대출 은행
Compound: 화려했던 ‘DeFi 여름’의 주인공, 코인담보 코인대출 은행
AAVE: 리파이낸스(플래시 론) 전문 코인담보 코인대출 은행
Anchor: 혁신? 폰지사기? 사실 19.52% 예금이 아닌 19.52% ELS 판매 은행
우선 4개의 프로토콜이 가진 DeFi만의 공통적인 부분부터 훑어보자.
1. 전통 금융시장과 달리 신용 대출이 없고 담보 대출이 기본이다.
가명 또는 익명의 세상이기 때문에 믿을 수 있는 것은 담보다.
[Q&A] 익명과 가명은 같은 말인가?
익명성(Anonymity)과 가명성(Pseudonymity)의 차이는 알고 넘어가자.
블록체인의 정보는 일반적으로 가명성은 보장하지만, 익명성을 보장하지 않는다.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같은 일반적인 암호 자산의 거래는 가명이다.
거래는 공개되지만, 신원은 공개되지 않는 개인 정보 보호 모델을 가지고 있다.
지캐시(ZEC) 같은 일부 암호 자산은 익명성까지 보장한다.
신원 뿐만 아니라 거래 데이터 추적조차 힘들게 설계되었다.이 두 용어를 제대로 구분하지 않고 번역되는 글들이 많으니 유의하자.
2. 대출을 하기 위해서는 보통 토큰을 담보로 예치한다.
담보가치보다 적은 금액을 대출 받을 수 있는 것(과담보 대출)이 일반적이다.
담보가치를 넉넉히 잡아야 담보가치가 다소 하락해도 청산이 발생하지 않는다.
3. 대부분 변동금리 대출이다.
탈중앙화된 생태계 특성상 고정금리 대출 구조를 짜기 힘들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정하듯 고정시킨 금리가 없기 때문이다.
고정금리 비슷하게라도 만들기 위한 치열한 고민은 멀티코인 캐피탈의 Exploring the Opportunity for DeFi Interest Rate Markets이란 글을 참고하자.
먼저 DeFi 조상님, MakerDAO 프로토콜부터 시작하자.
1. MakerDAO: 자타공인 DeFi 조상님, 코인담보 현금대출 은행
1) 암호자산 담보 스테이블코인(stablecoin)인 DAI는 왜 만들었을까?
MakerDAO는 코인(토큰)을 담보로 현금(스테이블코인 DAI)를 대출해 주는 은행의 형태다.
[Q&A] 스테이블코인은 코인인가 토큰인가?
스테이블코인은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이름의 토큰이다.
코인과 달리 토큰은 계약의 일부분이다.
자세한 내용은 DeFi 이야기 (1-2) 기초학습편을 참고하자.
블록체인 세상에서 개인의 신용 측정은 힘드니 담보를 받는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간다.
그런데 현금으로 USDC 같은 믿을만한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코인이 아니라,
MakerDAO는 왜 굳이 DAI라는 암호자산 담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었을까?
탈중앙의 가치를 위해서다.
사실 MakerDAO는 탈중앙화된 스테이블코인을 만드는 목표를 가지고 시작했다.
중앙화된 스테이블코인의 경우 선택적 검열과 자금 통제 문제가 있다.
USDC 자금의 원천은 미국이 통제하는 달러의 지배 하에 있는 것이다.
블록체인 세상에 돈의 원천이 스테이블 코인이 되면 기축통화의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스테이블 코인이 특정국가 통화의 지배하에 있다면,
탈중앙화라는 블록체인 생태계의 핵심가치는 퇴색한다.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 때 미국은 막강한 달러 패권을 무기로 러시아에 제재를 가했다.
러시아는 달러가 많아도 사용하지 못하니 국가 부도까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물론 지금 미국은 러시아의 전쟁을 응징하기 위해 금융거래를 통제했다.
다만 앞으로도 미국이 힘을 정당하게 행사한다는 보장은 없다.
다만 아이러니하게 현재 DAI 담보의 상당부분이 법정화폐 스테이블코인 USDC다.
적과 동침하게 된 안타까운 사연은 뒤에 다룬다.
2) MakerDAO 은행의 주식, MKR 토큰
MakerDAO의 생태계는 두 가지 토큰의 힘으로 돌아간다.
하나는 달러 연동 스테이블 토큰인 DAI이며, DeFi 생태계를 연결하는 현금 역할이다.
다른 하나는 거버넌스 토큰인 MKR이며, 의결권과 이익을 가져가는 주식 역할이다.
MakerDAO 생태계가 성장할 것이라 판단하면 MKR 토큰에 투자하면 된다.
MKR 토큰 보유자는 주주처럼
1) 의결권을 가지고 담보를 선정하고 수수료를 정하는 등 주요 정책을 결정하고
2) 프로토콜에서 발생한 이익을 간접적으로 가져간다.
이하 교과서적인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3) 코인을 담보로 현금을 대출해 주는 것이 주업무
MakerDAO는 탈중앙화된 스테이블코인을 만드는 목표로 시작했지만,
기능적으로는 대출 프로토콜로 봐도 무방하다.
이더리움이나 토큰을 담보로 잡아 금고(vault)라는 계약(smart contract)에 예치한다.
담보물 가치에 담보비율(collateralization ratio)을 적용해 DAI를 대출(발행)하는 구조다.
담보비율은 사실 우리에게 익숙한 주택담보비율(Loan To Value ratio, LTV) 방식이다.
다만 분모가 대출금액이고 분자가 담보가치이므로 LTV 계산식에 역수를 취하면 된다.
MakerDAO의 담보비율이 160%라고 하면, LTV기준으로는 100%/160% = 62.5%가 된다.
담보 가치가 하락해 최소 담보비율 이하로 내려가면 강제청산이 진행된다.
청산은 키퍼(keeper)가 진행하며, 이해해야 직성이 풀리는 분은 기초학습편을 참고하자.
4) 스테이블코인 DAI는 stable한가?
(1) 원래의 가격 관리 메카니즘: 가격 결정의 기본원리, 수요와 공급 조절
1달러의 가치로 DAI를 고정시키는 핵심 메카니즘은 초기에 3가지였다.
하나는 부채 상한(debt ceiling)이며,
둘은 안정성 비용(stability fee) 이고,
마지막으로는 DAI예금이자(DAI saving rate, 이하 DSR로 표기)다.
a. 부채 상한금액에 도달하면 기존의 대출이 상환되지 않는 이상 대출은 불가능하다.
부채 상한으로 공급량을 제한한다.
b. 안정성 비용은 대출할 때 부과되는 대출이자율 개념이다.
대출이자가 높으면(낮으면) 공급이 줄어(증가해) DAI 가격 상승(하락) 요인이다.
c. DSR은 DAI를 예금할 때 받는 예금이자율 개념이다.
예금이자가 높으면(낮으면) 수요가 증가해(줄어) DAI 가격 상승(하락) 요인이다.
실제 2019년 봄에 DAI 가격이 0.96달러 이하까지 떨어진 적이 있다.
당시 대출이자율 역할을 하는 안정성 비용을 0.5%에서 19.5%까지 급격히 올린다.
그 결과 DAI 공급(대출)이 줄어 가격은 결국 1$까지 회복한다.
(2) 현재의 가격 관리 메카니즘: 차익거래 활성화
그러나 2020년 3월 검은 목요일에 이 메카니즘은 작동하지 않는다.
당시 암호자산 시장 급락으로 현금성 안전자산인 DAI 수요가 급증했다.
시장의 DAI 수요는 넘치고 공급은 씨가 말라 DAI 가격이 1.07달러를 돌파한다.
다급히 DSR을 0%로 최대한 낮추어도 DAI 수요(예금)가 특별히 줄지 않았다.
안정성 비용을 0%까지 낮추어도 DAI 공급(대출)이 특별히 늘지 않았다.
[Q&A] 검은 목요일로 담보 가치가 부실해 졌는데 DAI가격이 오른 이유?
2020년 3월 검은 목요일 이후 DAI 가격은 급등해 높은 가격을 유지한다.
이것은 전통 금융투자자입장에서는 아이러니하다.
담보인 암호자산이 폭락했는데 그 가치를 담보로 발행한 DAI는 급등한 것이다.
이 수수께끼의 답은 대출을 갚고 담보를 청산하기 위해 DAI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들 위험자산 노출을 줄이고 대출을 갚기 위해 DAI를 찾다보니 수요가 폭발했다.반면 암호자산이 급락하면 암호자산을 담보로 DAI를 발행하는 수요가 급감한다.
DAI 발행(대출) 수요가 급감해 DAI공급도 대폭 줄어든다.
수요가 폭발했는데, 공급은 급감하니 DAI는 급등한다.
결국 DAI는 치욕스런 선택을 한다.
탈중앙화의 이상을 잠시 접고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코인 USDC를 담보로 받는다.
USDC를 담보로 받으면 차익거래가 쉬워져 DAI가격을 1달러 수준으로 유지하기 쉽다.
DAI도 USDC를 담보로 받아 차익거래를 유도해 가격안정을 도모했다.
그래도 안정이 안되자 페그 안정성 모듈(Peg Stabilization Module, PSM)까지 만든다.
PSM은 차익거래 유도를 넘어, 계약으로 USDC와 DAI의 1대1 교환을 강제한다.
21년 11월에는 차익거래시 발생하는 PSM수수료도 없앤다.
결국, 중앙화된 법정화폐 스테이블코인의 힘을 빌려 가격은 안정된다.
다만 지금처럼 USDC담보 비중이 커지면 DAI는 사실상 USDC의 껍떼기에 불과하다.
USDC 담보의 과도한 비중을 낮추기 위한 논의는 현재도 진행중이다.
5) MakerDAO, 쫄지마(Be Brave)!
최근 MakerDAO 포럼은 Maker에 미래와 생존전략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3월 22일 현재 Maker 공식 트위터의 핀 메세지도 공격적인 성장 전략에 관한 내용이다.
해당 글의 요지는 부채나 자본을 조달해 위험을 감수할 능력을 키우고,
공격적으로 실물자산 담보를 확대하고 다변화하자는 것이다.
실제 2021년 4월 New Silver라는 부동산 대출 서비스업체 관련 채권을 담보로 편입한다.
실물 자산(Real World Assets, 이하 RWA로 표기)을 담보로 설정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직은 필자가 MakerDAO를 완전히 소화해 나름의 결론을 내릴 수 있는 내공은 아니다.
그래서 마지막은 앞서 언급한 MakerDAO 포럼에 올라온 글로 마무리 한다.
짧은 문장이지만 MakerDAO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고민이 드러난다.
In summary, we have reached a critical point where we need to grow into new markets or risk losing out to a competitor. Crypto-native lending has more or less worked so far due to the bull market, but we need uncorrelated assets at scale and we need them now.
We already have a massive advantage with DAI being one of the most trusted stablecoins available. Let’s not squander this first-mover advantage with decision paralysis. Instead let’s lean into the future and embrace crypto’s merge with the real world. We are sure to find partners in this journey, both as investors and as potential counter-parties.우리는 지금 성장이냐 경쟁에 도태되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지금까지 암호자산 담보 대출은 암호자산 강세장에서는 큰 문제없이 성장했지만,
이제는 암호자산 시장과 상관관계 낮은 자산으로 담보를 다변화해야 한다.
우리는 이미 가장 믿을만한 스테이블코인 중 하나인 DAI라는 무기를 가지고 있다.
중요한 의사결정을 못해 이런 선점 효과를 놓치지 말자.
대신 미래를 보고 실물자산을 암호자산의 생태계로 통합하자.
우리는 이 여정에 맞는 실물자산 파트너를 분명히 찾을 것이다. (적당한 의역 포함)
https://thedefiant.io/makerdao-maple-real-assets/ 포럼에 올라온 제안이 반영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