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물질이라도 환경에 따라 특성이 급격히 변해
0도 이하에서 얼음이지만, 0도에서 100도 사이는 물, 100도 이상에서는 수증기가 된다.
완전히 다른 물리적 특성을 가진 상태로 변하는 것을 상전이(phase transition)라 한다.
같은 코인이라도 환경에 따라 특성이 급격히 변해
비트코인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상전이 된다.
초기에는 신뢰하는 지불수단 국면에서는 디지털 화폐로,
이후에는 가치 저장의 역할 국면에서는 디지털 금으로,
최근에는 투자자산으로 자리매김하는 국면에서는 디지털 금융자산으로 변한다.
특성에 따라 투자 패러다임도 급격히 달라져
화폐와 금과 금융자산의 분석 방법은 다르다.
현재 코인이 어느 단계(phase)인지 판단한 후,
그에 적합한 분석을 하고 투자해야 한다.
투자 패러다임 변화의 역사
코인시장의 큰 기회가 있었던 시기를 기준으로 시즌(season)을 나누었다.
완결된 4개 시즌 리뷰(review)와 앞으로 나올 시즌5에 대한 프리뷰(preview)를 공개한다.
각 시즌에 맞는 투자 패러다임의 변화를 눈여겨 보자.
시즌1: 지불 수단인 디지털 화폐로 흥행(~2011년)
초기의 비트코인은 투자의 대상이 아니라 종교의 영역이었다.
2010년에 파파존스 피자 2판을 비트코인 10,000개랑 바꿔 드셨던 분은 믿음이 부족했다.
비트코인의 개념증명을 믿고 디지털 화폐로 인정하느냐가 문제다.
그런 점에서 2011년 비트코인 가격이 1달러를 넘어선 것은 상징적 의미가 있다.
미국달러 뿐만 아니라 유로화를 비롯한 타통화 거래도 이 때 시작된다.
[분석방법]
비트코인, 믿습니까?
시즌2: 저장 수단인 디지털 금으로 흥행(~2013년)
믿음의 단계를 통과한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gold)에 도전한다.
중앙은행들의 돈 살포에 반감을 가진 사람들의 구미를 당긴다.
그런 점에서 2013년 비트코인 가격이 금에 근접했던 것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분석방법]
이 때부터 종교에서 투자의 영역으로 넘어간다.
내재가치가 없더라도 희소성에 기반한 분석은 가능하다.
널리 알려진 분석방법은 PlanB의 S2F와 S2F cross asset 모델이다.
이 모델이 2013년이 아닌 2019년에 나왔다는 점은 함정.
시즌3: 조달 수단인 디지털 주식으로 흥행(~2017년)
2015년, 이더리움이 등장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할 수 있게 확장성을 제공한다.
비유하자면 화폐나 금으로만 쓰던 단순한 블록체인 세상에 앱스토어가 생긴 것이다.
앱스토어에 가장 돈되는 것부터 먼저 입점한다.
실체없이 썰(백서)만 풀어도 투자자금을 모아주는 앱(토큰)이다.
그리고 이 앱으로 돈(이더리움)을 투자받는 행위가 ICO(Initial Coin Offering)다.
ICO 자금조달에 필요한 이더리움은 수요가 폭발해 가격이 급등한다.
ICO가 일종의 주식 IPO(Initial Public Offeing)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당시 전체 암호자산 시가총액이 전세계 1위 애플을 넘었다는 점은 상징적 의미가 있다.
[분석방법]
대부분 실체 없이 백서만 있다보니 코인(토큰)의 가치평가가 힘들다.
그나마 Santiment와 CoinGecko같은 곳의 정보를 통해
개발 활동도 없는 사기(scam) 코인(토큰)은 아닌지 판단할 수 있었다.
시즌4: 투자 수단인 디지털 자산으로 흥행(~2021년)
시즌4는 다음 시즌5를 위한 인프라가 확산되는 시기이다.
인터넷 버블 이후 생존한 소수 기업들이 세상을 바꾼 것처럼
2017년 버블 때 투자자금을 쓸어담았던 코인(토큰)들이 2020년부터 결과물을 보여준다.
비유하자면 Web3라는 시즌5의 빅스타가 등장하기 전에
파일코인(FIL)과 같은 IPFS 기반의 탈중앙 네트워크라는 무대가 준비되고
Web3 기획사 소속의 NFT라는 조연 배우가 등장해 맛만 보여주는 시기다.
물밑에서 인프라가 만들어지는 시기이다 보니
일반인들이 체감할 수 있는 결과물은 아직 미흡하다.
다만 암호자산이 주류 투자자산으로 자리잡고 개인을 넘어 기업의 관심을 끈다.
특히 이 시기에 중앙화되고 확장성을 중시하는 코인들이
기업화된 자금력을 바탕으로 공격적 마케팅과 적극적 행보를 보인다.
솔라나와 테라와 같은 코인들이 대표적이고, 가격 상승도 독보적이었다.
[분석방법]
결과물(앱, 서비스)이 출시되어 수익이 발생하면 기업의 분석방법 적용이 가능하다.
Crypto Fees나 token terminal에서 각 코인(토큰)의 펀더멘탈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
덕분에 전통적인 가치평가 방법인 PER이나 PSR 같은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시즌5: 혁신 수단인 디지털 세상으로 흥행 예상(2022년~)
이제 준비는 끝났다. 본게임인 시즌5가 시작된다.
처음 듣는 이야기라면 뜬구름 잡는다고 느낄 수 있다.
정신 바짝차리고 읽자. 디지털에 뿌리를 둔(native) 세상 이야기다.
디지털 중심의 세상, 메타버스
2021년 하반기 페이스북 사명 변경을 계기로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커진다.
메타버스는 가상세계라는 ‘공간’적 의미도 있지만,
디지털의 삶이 피지컬(물리적) 삶보다 더 중요해지는
‘시간’적 의미에 중점을 두면 더 많은 투자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디지털 세상의 소유권, Web3와 NFT
Web3라는 개념도 재조명 받으며 디지털 세상에서의 소유권 개념이 확산된다.
블록체인으로 디지털 컨텐츠가 플랫폼이 아닌 창작자 소유라고 상상해 보자.
인터넷이 오프라인 중개자를 없애고 온라인 플랫폼으로 밸류체인 혁신을 했듯이
블록체인은 온라인 플랫폼을 없애고 프로토콜 중심의 밸류체인 혁신이 가능하다.사유재산제 확립으로 현실 세상의 시장경제 활동이 가능했다면
디지털 소유권 혁신으로 디지털 세상의 시장경제 활동이 급증할 것이다.
이미 디지털 재화로 자리매김 한 NFT의 거래량이 활발하다.디지털 세상의 기업, DAO
디지털 세상에 특화된 기업의 형태인 탈중앙화된 자율적인 커뮤니티, DAO(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금전적 동기부여가 힘들다는 점이 탈중앙화된 자율 조직의 단점이었으나,
이제 블록체인의 인센티브 시스템이 이 문제를 해결한다.
DAO?
다른 용어에 비해 DAO가 가장 와닿지 않는 개념이다.
특히나 글로만 봐서는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
그래서 최근에 Open DAO경험을 한 유튜버의 인터뷰 시청을 추천한다.인터뷰에 나오지만, 자율적인 조직인데 정말 열심히 일한다는 점이 놀랍다.
자발적 열정(팬심)과 금전적 동기부여(비즈니스)의 시너지 때문이다.
필자가 다른 DAO의 디스코드 커뮤니티에서 느낀 점과 같다.하고 싶은 일 하는데 잘 되면 보상도 크니 동기부여가 되고,
코인(토큰) 매수로 커뮤니티의 일원이 되고 매도로 떠날 수 있으니,
노동시장이 유연하지 못해 발생하는 비효율도 전혀 없다.자율적이고 / 보상시스템 갖춘 / 열린 커뮤니티의 혁신 잠재력은
기존의 닫혀진 회사 형태의 조직은 할 수 없는 혁신을 이루어 낼 수 있다 생각한다.
시즌5의 핵심적인 투자 패러다임 변화 3가지
훌륭한 블록체인은 확장성(속도)과 탈중앙화(분산), 보안성(조작 방지)을 충족해야 한다.
그러나 블록체인 트릴레마(Trilemma)가 존재해 모든 특성을 만족하기 힘들다.
이더리움 2.0과 같은 해법이 나오기 전까지는 불가피하게 하나의 가치를 희생해야 된다.
시즌5의 핵심은 다양한 디지털 세상에서 보여주는 블록체인의 혁신이라 생각한다.
혁신이 중요한 시기이므로 탈중앙화의 가치가 빛날 것이다.
혁신 있는 곳에 투자해야: 탈중앙화된 곳의 혁신 잠재력 높아
예를 들면 상대적으로 중앙화된 솔라나가 단기적 매력이 클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이더리움 및 이더리움 레이어2 토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DAO와 같은 탈중앙화 커뮤니티의 혁신도 주목해야 한다.
탈중앙화될수록 혁신 잠재력이 큰 근거는 아래 글을 참고바란다.탈중앙화된 곳의 가치평가 방법 필요: 기업의 아닌 커뮤니티의 가치 평가
코인(토큰)의 특성이 기업과 유사한 형태의 경우
시가총액 대비 수수료수익과 같은 PER 개념을 적용할 수 있지만,
기업보다 국가(커뮤니티)와 유사한 코인의 경우
커뮤니티 구성원 수와 구성원의 부가가치와 같은 GDP 형태 분석이나,
국가의 화폐 분석법을 적용할 수 있다.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이 발생: 집중투자보다 분산투자가 필요
과거에는 대세 코인(토큰) 한두개 선택해 집중투자 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대부분의 코인이 비슷하게 움직이니 비트코인과 이더리움만 분석해도 충분했다.
앞으로는 분야 별로, 같은 분야 내에서도 코인별로 성과가 극과 극일 것이다.
과거처럼 코인이기 때문에 다 같이 오르고 내리는 것이 아니라,
혁신이 있는 코인들은 오르고 혁신이 없는 코인들은 내릴 것이다.
이미 작년부터 성과 차별화는 진행 중이다.
대표적인 메타버스 업종인 디센트럴랜드(MANA)의 최근 1년 성과는 2,553%다.반면 대표적인 DeFi 업종인 컴파운드(COMP)의 최근 1년 성과는 -7%다.
이더리움 같은 플랫폼 코인이지만 테라(LUNA)의 최근 1년 성과는 9,783%다.신이 아닌 이상 족집게처럼 급등 코인만 투자하기 힘들다.
그러므로 혁신이 발생할 만한 다양한 생태계에 분산 투자해야 한다.
실제 2%씩 50개 코인에 분산투자하면
테라의 루나코인 하나 살아남고 나머지 49개의 코인이 모두 망했더라도
작년 성과는 비트코인에 100% 집중투자한 것보다 압도적으로 좋았다.
이제는 블록체인이 혁신의 수단으로 빛나기 시작할 때
메타버스로 디지털 세상을 혁신적으로 재정의하고,
Web3로 NFT 같은 디지털 재화를 소유할 수 있는 혁신을 바탕으로,
DAO로 디지털 세상을 투명하게 이끌어 갈 열린 생태계.
인재들이 몰리는 곳에 혁신이 있고,
이미 실리콘밸리 개발자들은 빅테크를 떠나 Web3에 둥지를 트고 있다.
디지털 자본주의의 토양(디지털 소유권)이 마련되면서
디지털에 뿌리를 둔 시장경제가 활성화 될 새로운 혁신의 시대를 기대한다.
https://www.korbit.co.kr/market/research/5 지금까지 나온 암호자산 밸류에이션 기법을 잘 정리해 놓은 글입니다. 주로 Layer 1에 해당되는 코인 분석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론입니다.
큰 그림을 하나의 맥락으로 주제를 집중하다 보니 올해 봐야할 많은 것들을 담지 못했습니다. 여러 좋은 보고서들 많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메사리 보고서는 꼭 보시길 바랍니다. https://messari.io/crypto-theses-for-2022